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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데스크

[세월호10주기]"살았다면...28살이 되었을 너희에게"

(앵커) 
10년 전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304명 가운데 
가장 많은 250명은 이제 막 18살이 된
고등학생들이었습니다.

살아있었다면 올해로 꼭
28살이 되었을 이들에게
목포MBC 문선호 피디가 편지를 전해왔습니다.

(기자) 
28살
깨지고 넘어지며 세상을 배울 나이
그 나이를 지나온 선배들의 조언
“괜찮아. 스물 여덟이면 아직도 어린데 뭘”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어깨 툭툭 치며 다독이고 싶지만
우리의 위로를 전달할 수 없는 곳에 사는 너희들

만약에.. 옆에 있었다면
누군가는 꿈에 다가선 설렘으로
누군가는 꿈이 멀어진 아픔으로
밤잠 설쳤을 너희들

누군가는 유튜버가
누군가는 소방관이 
또는 우리의 동료가 되었을 28살

어쩌면 예쁜 아기를 둔
부모가 되었을 수도 있었겠지

아직 너희를 놓아줄 수 없는건
10살을 더 먹었어도
아직 너희를 놓아줄 수 없는건
벚꽃만큼이나 많았을 28살의 이야기들이
어찌하여 피어나지 못했는지
여전히 영문을 알 수 없기 때문이야

'만약에 ... 이것만 했었더라면'

'만약에..'

무수한 가정법만이
그보다 더 많은 아쉬움만이
너희들을 되살릴 수 있기 때문이야
너희를 떠나보내고도
여전히

'만약에... 이것만 했더라면...'

늦은 후회가 반복되기 때문이야

어떤 이들은 10년이나 지난 이야기
더 이상 하지 말자고 해.

그런데 망각은 일부러 할 수 있는게 아니더라

우리 곁에서 '도대체 왜?'라는
질문이 사라진다면
세월호도 조금씩 지워지겠지

더 이상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떠나보내는 이들이 사라진다면
너희도 조금씩 잊혀질 것 같아.

기필코 오는 그날 드디어 우리 작별하자.

'만약에...했더라면...'이 사라진 그날

국화꽃이 필요 없어진 그날 
너희가 서른, 마흔이 되기 전에 
그날을 만나길,

그런 땅에서 28살 젊은이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마음껏 고민하고 울어보고 기뻐하길
우리가 그들의 손을 잡고 일으켜 줄 수 있길
그날이 오면 
누구의 부재도 없는
그날이 오면
우리 기쁘게 헤어지자.

적어도 그날까진
'다시 봄, 세월호를 기억합니다'
































김철원
광주MBC 취재기자
시사보도본부 뉴스팀장

"힘있는 자에게 엄정하게 힘없는 이에게 다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