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7월 23일/ 조숙경/ 히든 피겨스와 진정한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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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숙경 국립광주과학관 박사
- 히든 피겨스와 진정한 리더


최근에 4차 산업혁명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용어입니다. 과학기술과 산업 분야는 물론이고 문화와 예술, 심지어 재테크까지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와 결합되면 잘 팔리는 상품이 됩니다. 우리가 직면할 미래의 문제들을 다 해결해줄 것 같은 4차 산업혁명! 하지만,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일하게 될 향후 15년 후에는 현재 직업의 65 %가 사라질 것이라고 합니다.
기계와 기계, 기계와 사람이 언제 어디서나 연결되고,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게 될 미래세상이 두려움이 아니라 행복함으로 다가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또 무엇을 준비해야할까요?
“천재성에는 인종이 없고, 강인함에는 남녀가 없으며, 용기에는 한계가 없다”. 이 멋진 포스터 문구는 작년에 개봉되었던 영화 <히든 피겨스>에 등장합니다. 1960년대 냉전시대에 미국은 구소련과 치열한 우주경쟁에 돌입합니다. 수많은 과학자와 수학자들은 이 우주경쟁에서 미국이 이기도록 대단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영화는 그 동안 숨겨져 왔던 3명의 흑인 여성 과학자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NASA에 처음 입사했을 때 이들의 직업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인간 컴퓨터였습니다. 오늘날에는 컴퓨터하면 당연히 기계를 떠올리지만 당시에는 인간이 바로 컴퓨터, 계산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IBM이 개발한 기계 컴퓨터가 출연하고, 이들 인간 컴퓨터들은 기계에 직업을 내주어야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기회는 위기의 가면을 쓰고 온다고 했던가요? 흑인 컴퓨터들의 대표격인 도로시 본은 이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합니다. 그녀는 인간 컴퓨터의 시대가 끝났다는 변화의 흐름을 읽고 적극 대응합니다. 스스로 컴퓨터의 언어를 직접 배움으로써 프로그래머라는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고, 동료들을 설득합니다. 그들이 직업을 잃지 않고 새로운 직업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결국 기계 컴퓨터가 상용화되었을 때, 흑인 여성 컴퓨터들은 모두 프로그래머로 재취업됩니다. 그녀는 진정한 리더였습니다.
미래학자들은 예측합니다. 미래에는 교사가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들 곁으로 다가가 그들이 주체적으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안내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의사는 병을 진찰하고 처방하는 것을 넘어 환자와 교감하는 카운슬러 역할로 변모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리더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들이 리더인 이유는 좋은 학벌이나 화려한 스펙, 엄청난 재산 때문이 아닙니다. 리더란 누구보다도 더 빨리 그리고 더 정확하게 밀려오는 변화의 흐름을 읽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도로시 본처럼 그러한 변화에 적극 대응하면서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사람입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그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입니다. 하얗게 눈이 내린 벌판 같습니다.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 먼저 발자국을 남겨줄 진정한 리더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