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야생동물 통로에 산책로? 무늬만 생태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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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속도로나 국도에서
야생동물이 차에 치어 숨지는 이른바
'로드킬'을 줄여보자고 만든
생태통로가 있습니다.

야생동물 전용 통로라면
사람이 다니지 않아야 하는 게 원칙일텐데
구례군이 이 통로에 산책로를 만들고 있어
논란입니다.

우종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남 구례군 용방면의 국도 19호선입니다.

도로를 가로지르는 이 육교형 구조물은
야생동물이 다닐 수 있도록 만든
생태통로입니다.

차에 치어 숨지는 야생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011년 만들었습니다.

(스탠드업)
"야생동물의 뼈입니다. 이같은 흔적은 야생동물들이 이곳 생태통로를 수시로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람의 출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된 곳이지만
어쩐일인지 이 곳에 보행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구례군이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아이쿱생활협동조합과 캠핑장을 서로
이어 보겠다며 1천 3백만원을 들였습니다.

환경단체는 환경부가 마련한 생태통로 지침을
정면으로 어겼다고 주장합니다.

사람들이 오갈 경우 야생동물들이 접근하지 않을 것이고 생태통로를 만든 취지 자체가 무색해질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인터뷰)윤주옥/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대표
"동물들이 저쪽에서 이쪽으로 이동해야 하니까 어떻게 보면 동물들이 이 길을 이용하지 않고 또다시 저 위험한 국도를 이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구례군은 보행로를 다른 곳에 지으려 했지만
국토관리사무소가 새로운 가교를 짓는 데 반대해서 어쩔 수 없었다며 관계기관에 문의해 절차상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녹취)구례군 관계자/(음성변조)
"협의가 안 되고 토지보상도 안 되고 그랬었나 봐요. 제가 듣기로는 (생태통로 아닌) 주유소 이쪽 땅으로 해보려고 했었는데 (잘 안돼서 그래서 여기에 설치했습니다.)"

보행로 공사는 환경단체 등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현재는 중단된 상태입니다.

구례군은 다른 기관의 유권해석을 받아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인데
공사를 재개하거나 중단하더라도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우종훈입니다.

◀ANC▶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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