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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7:55 연출 황동현 작가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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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6월 08일/ 박중환/ 교실문화 바꾸기

  • 날짜 : 2018-06-08,   조회 :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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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환 국립나주박물관장
 - 교실문화 바꾸기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가 세계 48개국 청소년들의 행복도를 조사한 바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48개국 가운데 47위로 꼴찌 수준이었습니다. 참담한 행복도의 이유는 우선 너무 긴 학습시간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과로사의 기준이 되고 있는 주당 60시간 이상을 공부에 매달립니다. 외우는 것이 중심이 되어 있는 공부방법도 학생들이 공부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가 공부 자체에 있지 않고 입학이나 취업 등 공부 밖의 요인에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그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창의력을 개발할 수 있는 토론과 질문이 활발한 교실을 만들어야 합니다. 입학시험제도도 바뀌어야하지만 무엇보다 이것은 문화를 바꾸는 문제입니다. 문화는 역사나 전통과도 맥이 닿아 있는 문제입니다.

창의성 개발에 효과적인 토론식 수업의 모델로 유대인들의 학습법이 자주 거론됩니다. 유대인들은 유대교의 경전인 토라와 탈무드를 읽거나 그 한 구절을 놓고 서로 다양한 해석을 내놓으며 열띤 토론과 논쟁을 벌입니다 그것이 유대교를 믿는 실천방법의 하나입니다. 그 영향을 받아 유대인들의 학교 수업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질의 응답으로 진행됩니다. 전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한 유대인들이 역대 노벨상의 23%를 휩쓴 기적적 성취의 배경입니다. 

 우리에게도 격렬한 논쟁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보완하고 논리를 가꾸어갔던 전통이 없지 않습니다. 조선 현종 대부터 남인과 서인 사이에 시작된 끈질긴 예송논쟁은 장례 방법을 둘러싼 관념적 논쟁이 정치권력의 지평을 좌우한 독특한 토론문화였습니다. 하나의 철학적 문제에 대한 토론을 무려 7년 동안이나 이어간 기대승과 이황 사이의 사단칠정논쟁 역시 논쟁문화의 백미였습니다.  

우리 문화 속에 잠재된 토론과 논쟁의 전통을 되살려 창의적 논쟁의 기풍을 만들어야 합니다. 공리공론을 일삼다 나라를 망쳤다는 망국의 책임을 뒤집어 쓰고 먼지 속에 잠들어 있는 저 치열한 논쟁의 디엔에이를 일깨워 청소년들의 교실 문화를 바꾼다면 각자의 창의력을 자극하여 국력을 끌어올리는 새 흐름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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